야설 야동

욕나오는 세상 - 단편 3장

3 석달 후에 은주랑 지연이와 재회





나와 아내 정애는 3월의 어느 토요일을 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아들 진우는 아직 태권도장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정애는 소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더니, 이제는 아예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정애는 신촌과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한다.

한 주일 내내 가게에 이런저런 일들이 하도 많아서 오늘은 매우 피곤하다고 했다.



나도 역시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진다.

나는 이번 주말에는 설계도 도면 30장 정도를 점검하여야 한다.

그래서 억지로 서재의 책상에 쳐박혀서 컴퓨터에 있는 도면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아들 진우가 오면 같이 점심을 먹고 처가에 가서 주말을 보내기로 아내와 약속했었다.

근처에 있는 처가에서 아들 진우를 거의 키우다시피 해주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꼭 간다.



어느 순간부터 내 눈이 모니터에서 겉돌면서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다.

갑자기 내 전화기가 문자가 들어왔다고 진동이 여러 번 울렸다.







지연이 문자 : <팝송오빠~!! 팝송~!!ㅋㅋ>







나는 처음에 그 문자를 보고는 무슨 이상한 홍보문자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한참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작년 12월 영식이와 그 노래방 사건이 기억났다.



답답하게도 두 여학생의 모습이나 이름은 이미 내 기억에 없었다.

나에게 벌써 치매가 시작되는 것일까 



나는 한 시간쯤 지난 후에 그 번호로 답장을 보냈다.







내 문자 : <부르면 되쟈나>



지연이 문자 : <오빠가 불러야지ㅋㅋ>



내 문자 : <어쩌라고 >



지연이 문자 : <은주 일하는 노래방 ㅋㅋ 오빠 올 수 있어 >



내 문자 : <당장은 안됨>



지연이 문자 : <온다고만 하면 ㅋㅋ 한시간은 기다린다 ㅋㅋ>



내 문자 : <세시간쯤 후에>



지연이 문자 : <그럼 네시까지는 올 수 있어 >



내문자 : <오케이. 근데 쫌 빡씨다!>







노래방에서 알바한다던 그 여직원의 이름이 은주였던 것이 생각났다.



진우가 태권도장에서 돌아왔다.

그 바람에 아내 정애도 잠에서 깨어났다.

우리 세 식구가 오손도손 점심식사를 했다.



식탁에서 나는 일이 잘못돼서 짜증난다고 정애에게 엄살을 부렸다.

또 저녁에는 동창모임에도 가봐야 한다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정애는 내가 하는 말을 별로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정애는 투덜대면서 혼자서 진우를 데리고 처가로 갔다.

나는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했다.

그녀의 몸매가 떠오르고, 내 가슴이 역간 뛰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두 여자의 이름과 얼굴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시간에 거의 맞추어서 집을 나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생각해보니까 그 노래방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나는 사거리까지 한참을 걸어내려와서 지연이에게 전화를 했다.







지연 : 오빠, 퇴근 했어 



나 : 이 동네까지는 왔는데 그 노래방을 못찾겠다.



지연 : 지금 오빠 있는 곳을 말해바



나 : 농협사거리, 신호등 있는데, 농협 정문앞.



지연 : 오빠, 기다려. 금방 갈께.







이제는 두 여학생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는다.

지연이가 왔는데도 내가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전화벨이 울린다.







지연 : 오빠, 나 오빠 건너편 신호등.



나 : (두리번 두리번) 어디  



지연 : (손을 흔들며) 나는 오빠 보이는데.



나 : (손을 흔들며) 아~!! 나도 너 찾았다. 거기서 기다려~!







신호등 옆에 그녀가 보인다.

그녀가 붉은 점퍼에 청바지를 받쳐입고 서 있다.

6차선 도로밖에 안되지만 꽤 멀리 느껴졌다.



신호등의 빨간불이 한 삼십분은 걸리는 것 같다.

그녀에게서는 색깔은 보이는데 얼굴이 잘 안보인다.

그녀의 얼굴은 챙이 큼직한 모자에 의하여 약간 가려져있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기가 무섭게 나는 달려서 그녀에게로 건너갔다.

그녀의 팔이 내 팔에 걸린다.

나는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두었다.







지연 : 진짜 오랫만~.



나 : 반갑습니다~



지연 : 연락 한 번도 안해~ 



나 : 미안해. 식구들 먹여 살려야지. 힘들고 바빴다.



지연 : 아무리 바빠도 지연이한테 문자 정도는 보낼 수 있쟈나 



나 : 바쁠 때는 그런 것 토~옹 안 해.



지연 : 그런데, 아까 나한테로 저 넓은 길을 막 달려서 건너오는데, 오빠 너무 귀여웠어.



나 : 고마워~ 헤헤~.







그 바람에 그녀가 지연이라는 이름을 말해줘서 일단 최대의 위기는 모면했다.

그녀는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했다.

지연이는 목소리까지도 예쁘다.







지연 : 그동안 나 잊고있었지 



나 : 이렇게 이쁜 지연이를 내가 잊다니  말이 돼 



지연 : 그 날 나랑 뽀뽀한 것 생각 나 



나 : 미안, 그건 쫌 가물가물~ ... 하하~ (이건 내 실수였다. 거짓말을 했어야 했는데 ....)



지연 : 나쁜 남자네. 뽀뽀를 워낙 많은 사람이랑 자주 하나보지 



나 : 그건 쫌 아니다. 하도 안하니까 안하는 걸로 습관이 ....







다행히도 노래방에 도착해버려서 더 이상의 추궁은 피할 수 있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은주가 반갑게 맞아준다.

지연이는 아직도 내 팔에 붙어있다.



룸에서 우리 셋이 마주앉았다.

은주가 나에게 맥주를 한 컵 따라준다.







은주 : 오빠 잔을 꼭 내가 채워야만 하겠니 



지연 : 미안해, 눈치를 못챘어. 이리 줘. 내가 할께.



은주 : 됐다. 오빠 손이나 계속 잡고 있어라.



지연 : 기왕 할거면 걍 조용히 해도 되겠구만~!





고맙다고 하면서 나만 한 모금 마셨다.

그러나 역시 두 여자는 맥주에 손도 안댄다.





나 : 은주씨는 밖에 카운터 안 봐 



은주 : 왜  나 쫓아내고 둘이 이상한 짓거리라도 하겠다는 거야 



나 : 그게 아니라 카운터가 불안해서.



은주 : 원래 오늘 나 일하는 날 아냐. 쫌 있다가 사장 오면 갈꺼야.







나 : 저녁식사는 아직 안했지 



은주 : 오빠는  지금이 몇 시니  벌써 밥 타령이야 



나 : 이런~.... 그럼 노래방 매상이나 쫌 올려 



지연 : 오빠, 오늘은 파트너가 두 명이다!! 호호~



나 : 나한테 두 명의 미녀는 한 명만 못하다. 하하~



은주 : 응큼한 생각일랑 접으세요. 우리 쫌 있다가 나간다니까!



지연 : 그럼 오빠 팝송은 



나 : 글쎄  다음에 하자. 오늘 쫌 급작스럽네.



지연 : 씨이~ 작년에 예약했는데 ......



나 : 내가 쫌 비싸거든. 하하~







그러는 사이에 노래방 사장이 왔다.

창고 점검을 그와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은주가 나갔다.

문을 나서던 은주가 지연이에게 알 수 없는 윙크를 날렸다.



둘만 남게 되자 지연이가 내 뺨에 뽀뽀했다.

순간 나는 온몸에 짜릿함을 느낀다.

이런 것이 전율이라는 것이리라.







지연 : 아까 길 건너올 때 너무 귀여워서 .....



나 : 그럼 기왕이면 키스로 안될까 



지연 : 은주가 금방 올거야.



나 : 오면 어때  다 알고 있는데.



지연 : 안돼!! 난 안할거야!



나 : 이러언~







나는 고개를 약간만 숙이고 일부러 시무룩 한 척 했다.

지연이는 힐끗거리며 내 눈치를 본다.

나는 내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살살 쓰다듬었다.





지연 : 그렇게도 하고 싶어 



나 : 응.



지연 : 왜 



나 : 니 입술이 너무 예쁘쟈나 



지연 : 그야 뭐...



나 : 전번에 한 키스가 계속 생각났었는데....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이라서 미안~)



지연 : 진짜야 



나 : 내가 거짓말을 왜 해 



지연 : 알았어. 그 대신 오래 하면 안돼  빨리 끝내기다 



나 : 알았어! 고마워.







그녀가 눈을 사르르 감고 입을 내 쪽으로 내민다.

나는 그녀의 목과 얼굴을 잡고 그녀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나는 지난 번 일을 기억해내려고 해보았다.



이 입술의 향기.

이 입술의 감촉.



나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녀의 혀가 내 입안으로 넘어왔다.

나는 그 혀를 살짝 빨기 시작했다.



그때 이쪽으로 향하는 은주의 발소리가 났다.

지연의 눈동자가 커지고, 읍읍~ 대면서 나를 밀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혀를 놓아주지 않었다.



은주가 룸 안으로 들어서서 우리를 보더니 킥킥댄다.

지연이 나를 밀쳐내고 떨어져나갔다.







은주 : 으이구우~ 그새를 못참고 한바탕 쭉쭉 하네  호호~



나 : 못 본 척 해주면 안돼 



은주 : 피이~~ 동네방네 소문 다 낼꺼다!



지연 : 킥킥~



나 : 전에는 착한 천사 같더만.



은주 : 지금 둘이서 내 염장을 질르쟈나!! 왜 내 심통을 건드리냐 



지연 : 오빠, 은주도 오빠랑 쭉쭉 하고싶나봐. 호호~



은주 : 니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쏘아보고 있는데 소심한 저 오빠가 해주겠냐 



나 : 어쩔 수 없다. 은주씨는 걍 참는 수 밖에.



지연 :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냐. 내가 화장실에 갔다 올게. 둘이서 잘 해봐.



은주 : 친구야, 기왕에 가는 거면 제발 큰 걸로 좀 부탁한다. 호호~



지연 : 친구야 미안하다. 작은 거다~ 금방 올거다. 호호~



나 : 파트너 공유냐 



은주 : 먼소리야  공유면 같이 덤비지.



지연 : 오빠, 은주한테 너무 찐하게 해주면 이따가 죽을 줄 알아!







지연은 밖으로 나갔다.

나는 자기가 키스하던 입술로 자기 친구에게 키스해주라는 이런 분위기에 낯설다.



나에게는 이 분위기가 낯설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일까 

그런데도 내가 키스를 안해주면 어떻게 되는거지 

농담으로 해 본 말인데 정말로 내가 덤벼들면 내 꼴이 뭐가 되는거지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은주가 순식간에 기습해와서 내 뺨에 뽀뽀를 해버렸다.







은주 : 쪽! 쪽! 쪼오오오옥~!! ............... 난 했다~.



나 : 이건 성추행이다.



은주 : 신고해조 



나 : 응!



은주 : 누가 걸리나 함 보까 



나 : (뽀뽀한 뺨을 만지며) 봐라! 이거 여기 묻은 거 검사 하면 다 나와.



은주 : 에이~ 오빠가 당했다고 하면 누가 믿냐 



나 : 당한걸 당했다는데 왜 안믿냐 



은주 : 은주가 당했다고 하면 다들 믿을 껄~  호호~



나 : 욕 나오는 세상이네. 하하~







원래는 은주가 오늘 일하러 나오는 날이 아니란다.



오늘 술이 들어오는데 사장은 어쩌고 저쩌고 해서 그 시간에 나올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은주가 대신 나와서 술을 받았다.

술이 다 들어간 후 계산서만 놔두고 은주는 다시 문 걸고 집에 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착한 은주는 가게 문 열어놓고 장사 할 준비 해주고 사장 올 때 까지 기다려 줬다고 한다.

둘이 오랜 시간을 같이 일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단다.



세상이 이렇다.

위쪽의 높으신 분들의 작태는 더럽고 치사하지만 어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아래쪽의 사람들은 아름답게 살아간다.

은주와 사장은 어려운 상황이 되면 서로 이해하고, 돕고, 한걸음씩 양보하면서 살고있다.



화장실에 갔던 지연이 돌아왔다.







지연 : 기회를 줬는데도 왜 소가 닭보듯 앉아만 있어  울오빠 착하네~!



나 :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돼서..... 하하~



은주 : 어라  자기 아까 나한테 성추행 했쟈나!



지연 : (눈이 똥그래진다) 뭐~라~고~   



나 : (눈이 똥그래진다) 또 뭔 소리야 



지연 : 어머~!! 어머~!! 정말이야  저 늑대가 어쨌는데  니 가슴 만졌어 



은주 : 아니야. 호호~ 내가 오빠 뺨에 뽀뽀 했더니 날보고 자기한테 성추행을 했다더라. 호호~



모두 : 하하~ 호호~







은주의 일이 끝나서 우리는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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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글의 제목을 <지연이의 눈물>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어 <욕나오는 세상>으로 바꿨습니다.

제 마음에 드는 제목은 아니네요.

아직은 약간 지루하게 진행되고 있지요 



<웅웅~씬>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인내심을 부탁드립니다.





<4장 지연과 모텔로 가다>는 지금 아직 쓰고 있는 중입니다.

끝나면 곧 올릴게요~!!



<기러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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