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야동

수요일의 아이 - 9부

9. 사랑







그와 나의 연결 채널은 단순 문자전송이었다. 때때로 조금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물을 때도 그는 남들과 다른 것보다 남들과 같을 때가 더 의심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특별한 모습들은 실제와 다르다고도 했다. 물론 때로 특별한 것을 사용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나 생각할 문제라고도 했다. 그러나 내가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생각했던 것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의 회사가 그렇게 특별한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들만의 독특함은 실제로는 상상의 산물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영상매체의 과장된 홍보의 영향이었던 것이다.



그가 말한 해군참모차장을 <Evergreen>에서 보게 된 것은 그를 만나고 십여 일이 지나서였다. 바쁘게 돌아가는 금요일 저녁, 룸은 가득 찼고, 오직 VIP 룸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손님이 많을 수록 아가씨 공급이 원할치 않았다. 오늘은 원래 그런 날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손님이 있을 것을 대비해 2시간 단위로 아예 보도방에 일정 인원을 예약해 놓은 것이 그나마 오늘의 접대를 무사히 넘기고 있었다. 이 방식은 내가 도입한 것이었다. 내 역할이 관리로 넘어간 순간부터 그 동안 불편하거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나름 합리적으로 고쳐보고자 했다. 그런 나의 시도를 그녀는 별말 없이 대부분 받아들여줬다.



[전에 말한 손님 오늘 갑니다. 시간은 대략 10시쯤. 인원은 4명. 부탁합니다.]



“이실장님!”

“어, 유리…… 참…… 네, 총지배인님! 아직 습관이 안돼서…… 미안……”

“괜찮아요. 그냥 전처럼 편하게 부르셔도 되요. 그런데 오늘 특별한 손님이 오신대요. VIP룸 하나 비어있죠 ”

“어떡하지  조금 전에 마지막 VIP룸 손님 받았는데……”

“그래요  어쩌지  꼭 받아야 하는 손님인데……”

“몇몇 의원님들이 오셔서 그 방 드렸어. 정의원님이 모셔 왔는데 워낙 단골이시고 여당 중진이신지라…… 어떡하지 ”



난감한 일이었다. 중요한 때에 그를 도와줄 수 없게 되다니.

그 때 애리 언니가 옆에 다가섰다. 언제 다가섰는지도 모르게.



“무슨 일 있어 ”

“중요한 손님 오시는데 방이 없어요.”

“아래층에 없는 거지 위에는 있을 건데 ”

“위에 룸이 있어요 ”

“예전에 VIP룸이 위에 하나 있었지. 요샌 시끄러운 소리 나갈까 봐 다 밑으로 보내지만 전에는 답답한 거 싫어하는 VIP들 땜에 위에 따로 하나 있었거든. 거기 아직 비어있을 걸  뭐 안 쓰는 물건들 몇 개 창고 삼아 넣어놓았던 것 같은데……”

“아, 그러고 보니 그러네. 거기 있는 물건들 좀 치우면 될 것 같은데! 손님이 몇 시쯤 온대 ”

“10시쯤이에요."

“알았어. 시간 충분하니까 내가 애들하고 치워놓을게. 다하고 부를 테니 좀 기다려봐.”



다행이었다. 이제 아가씨를 고를 차례다. 애리 언니는 이미 다른 룸에 배정되어 들어갔고 미희는 정의원을 접대하고 있고. 나머지 소속된 아가씨들도 모두 룸에 들어간 상황. 마땅히 붙일 사람이 없었다. 수첩을 확인해보니 10시에 오기로 한 아가씨는 2명. 그들이 모두 아가씨를 부르기 원한다면 인원수가 부족했다.



문득 다른 문제가 머리에 떠올랐다. 서둘러 내 방으로 가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모든 룸이 차서 예전 1층에 있던 VIP 룸을 준비하기로 했어요. 룸은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 그곳에도 필요한 장치들이 준비되어 있나요 ]



잠시 후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그 쪽은 처음부터 장치설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직원 사무실 용도로 쓰려고.]

[제가 지금이라도 설치하면 어때요 ]

[위험해요. 그들 중에 누구라도 프로가 있다면 발각될 소지가 있어요.]

[오늘 사장님만 계셨으면 저라도 들어가면 되는데 출타하셔서 그것도 곤란하게 됐어요. 전체 관리를 해야 해서]



잠시 그로부터 문자가 없었다.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그리고 몇 분 후



[몇 사람이나 부족한가요 ]

[현재는 두 명이에요.]

[잠깐 기다려봐요.]



그리고 또 몇 분 후



[아래층 VIP 룸에 여당 정의원 와있죠 ]

[네.]

[정의원 파트너가 미희씨인 것 같은데 맞나요 ]

[네, 맞아요.]



“똑, 똑!”

“네.”



문을 열고 이실장이 고개를 들이민다.



“준비 다 됐어. 세팅도 다 됐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 번 확인해봐 줘.”

“고마워요. 수고하셨어요.”

“수고는 뭘. 손님 많으면 우리도 좋지. 하하……”



그의 웃음소리가 왠지 어색하게 들렸다.



10시까지는 아직 20분 정도 남아 있었다. 문제는 부족한 아가씨를 어떻게 채울 것이냐 이다. 물론 그들이 아가씨를 모두 부른다는 가정하에서지만. 그 때 문자가 왔다.



[여직원 한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 방에 넣어줘요. 몇 번 이런 경험 있으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즉시 정문으로 올라가니 입구에 정장차림의 한 아가씨가 가방을 들고 서 있었다. 그녀가 나를 보며 말했다.



“신대리님이 소개해서 왔습니다. 지효라고 해요.”

“연락 받았어요. 이리 오세요.”

“잠시만요.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싶은데요.”



그녀를 내가 사용하는 사무실로 안내했다. 총지배인인데 개인 사무실은 있어야 한다며 사장이 내어준 방. 정문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밑에 있는. 원래 이 곳은 내가 처음 왔을 때 웨이터 삼촌들의 흡연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겨우 3평 남짓한 곳이지만 새로 꾸며 놓으니 제법 쓸만했다. 작은 책상과 캐비닛, 스탠드 옷걸이, 소파가 전부지만 때로 피곤하면 소파에 누워 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가 편히 옷을 갈아입도록 문을 닫고 다른 아가씨들을 확인하러 대기실로 가는데 복도를 따라 정의원이 미희와 함께 나오고 있었다.



“정의원님, 왜 나오셨어요 ”

“아, 신임 총지배인 아가씨! 오랜만에 즐겁게 지내려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중앙당에서 손님이 온다네. 이리로 오시라고 했더니 기자들 달고 와서 안 된다니 어떻게 해  할 수 없이 내가 가야지. 다음에 다시 오지 뭐. 그 땐 총지배인 술도 한잔 받고 싶은데, 괜찮을까 ”

“그야 영광이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하하…… 나도 기다려지는구만. 자,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정의원을 입구에서 배웅을 하며 내 머리는 이것이 그의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업장의 퀸인 미희를 이용해야겠지.



“미희야, 조금 있다가 중요한 VIP가 오시는데 좀 도와줄래 ”



그녀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한다.



“좋아. 꿩 대신 닭이라도 해야지.”

“고마워.”



이로써 아가씨 문제는 해결되는 것 같았다. 미희라면 차장의 마음을 잡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여기면서.







바빴던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내겐 너무나 먼 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문 앞에 섰을 때 피곤함과 나른함에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문 앞에서 열쇠를 꺼내려는 순간 무언가 마음에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여기에 있어!’



무심코 고개를 돌려 봤다. 계단 위쪽과 아래쪽. 그러나 어디에도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눈을 감았다. 내 감각 세포들이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불러봐, 그 사람을!’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냈다. 몇 글자를 쓰고 잠시 망설였다.



‘해봐! 망설이지 말고!’



그래, 그가 나중에 물어보면 장난이었다고 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며 용감하게 전송 버튼을 눌렀다.

잠시 기다렸다가 주위를 또 둘러봤다. 그리고 내 핸드폰을 내려다 봤다. 그리곤 빙긋이 웃었다. 어쩌면 그는 내가 정신이상이라도 된 줄 알지도 몰랐다.



[어서 나오세요! 오신 것 다 알아요.]



내가 보낸 문자가 내가 봐도 어이가 없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열쇠를 구멍에 맞추려는 순간



“어떻게…… 알았어요 ”



그의 목소리였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가 나를 당겼다.



“헉……”



그가 내 입술을 원했다. 나는 포로처럼 순순히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음……”



그의 혀가 닫혀진 내 이빨을 밀어내며 기어코 입 속으로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뜨거운 입김이 뿜어져 나갔다.



“하……”



팽개치듯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서는 그가 나를 두 팔로 안아 들었다. 나는 그의 목을 두 팔로 잡았다. 그가 커튼을 밀치고 들어가 나를 침대에 뉘였다. 그리고 내 위에 다가와 이마와 귓볼과 목덜미를 따라 키스 했다.



“아……”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막았다. 더 이상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가 내 스웨터를 올리고 남방의 윗단추 몇 개를 풀었다. 그 다음 한번에 가슴까지 밀어 올리며 드러난 브래지어의 호크를 뒤에 손을 넣어 풀었다. 그리고 브래지어마저 위로 올렸다.



“수현씨……”



그의 입술이 내 유두를 물었다. 마치 체리를 입에 물듯 그렇게 가볍게. 그리고 혀끝으로 부드럽게 핥아왔다. 온 몸에 짜릿한 전율이 스쳤다.



“하아……”



나도 모르게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가 다시 다른 쪽 가슴을 물어 왔다. 아찔한 흥분에 손을 뻗어 시트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입술이 가슴에서 떨어져 나갔다.

감았던 눈을 떠 그를 봤다. 그렇지만 이내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가 옷을 벗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다가오는 운명의 시간이 가슴을 마구 뛰게 하고 있었고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가 내 옷을 하나씩 벗겨 주었다. 내 팔을 잡아 끌어 침대 앞에 다시 세우고 외투를 벗어 옆 의자에 걸치고 스웨터를 위로 벗겨 올렸다. 내 손은 저절로 만세가 되고 한 순간 너무도 쉽게 스웨터와 그 안의 남방과 브레지어가 차례로 벗겨졌다. 곧이어 침대에 뉘어져서는 치마와 팬티스타킹이 차례로 내려지고 스스로 그것들이 내 몸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엉덩이를 조금 들어 그의 손길을 도와주었다. 마침내 아무런 장식도 무늬도 없는 내 작은 속곳만이 어느새 당당히 내밀어진 그의 창을 향해 방패처럼 겁 없이 마주 서 있을 뿐이었다.



피할 수없는 운명처럼 나는 파도 앞에 몸을 던지는 순응하는 제물이 되어 그의 앞에 몸을 내놓았다. 그가 침대로 올라와 내 팬티에 손을 댔다. 부르르 몸이 떨렸다. 나도 모르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길이 멈췄다. 나도 내 손을 멈췄다. 한 순간의 정적이 지나고 나는 고개를 돌리며 손을 끌어올려 내 가슴을 가렸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남자 앞에서 내 온 몸을 드러내 보였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눈을 꼬옥 감았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거친 파도는 없었다. 그는 내 온 몸 구석 구석에 마치 지문과 키스의 자국으로 도배를 하듯 상처하나 없이 부드럽게 어루만져 나갔다. 점차 내 몸의 경직이 풀리고 그의 움직임에 나도 조금씩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었다. 그의 손이 내 허벅지를 따라 올라왔다. 나도 모르게 가벼운 신음이 흘러 나갔다.



“으음……”



그의 두 손이 내 가슴을 찰랑이는 물결처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고 나는 그 좋은 느낌에 함몰되어 그의 얼굴이 내 몸 아래로 점차 내려가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아!”



뜨거운 그의 혀가 나의 부끄러운 그곳에 첫키스의 날카로움을 새겼을 때 나는 추락하는 새처럼 정신을 놓아버렸다.



“흑......”



그의 침입은 집요했다. 어느새 나의 그곳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염치없는 애욕의 물을 가득 흘려내고 있었다.







그는 결코 나의 속에 손을 넣지 않았다. 그것은 그 때뿐 아니라 그 이후로도 계속 그러했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물었다.



“수현씨는 내 속에…… 왜 손을 넣지 않아요 ”



그가 눈을 반쯤 내리며 말했다.



“더러운 내 손으로 당신의 깨끗한 그 곳을 더럽힐 수는 없어요.”

“무슨 말이에요 ”

“내 손은…… 당신이 짐작할 수 없는 많은 더러운 것들…… 끔찍한 피들을 수없이…… 만들어 낸 손입니다…….”



그의 말에 가슴이 아파 그의 손을 잡고 자꾸만 자꾸만 키스해주었다. 그때 그는 그저 죄지은 아이처럼 눈을 감고 동작그만의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착한 사람…… 내 착한 아이…… 불쌍한 내 사랑……’







기억에 영원히 남을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파과의 순간에도 그는 서둘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내가 아직 남자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그의 남성이 드디어 내 입구에 닿았을 때의 흥분을 나는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몸을 세워 두 팔로 내 다리를 벌려 잡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 동안 나의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내 그곳은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남성이 불을 담고 내 안에 들어왔다. 점령군처럼 여유를 부리며 느리고도 천천히 그리고 귀한 과자를 베어먹듯 아주 조금씩. 그렇게 살며시 들어와서는 자신이 얼마만큼이나 진군했었는지를 확인하듯 다시 물러가서는 이내 다시 그만큼 들어왔다가 나가기를 반복했다. 어느새 조급해지는 것은 나였다. 그의 움직임에 나는 처음의 두려움보다는 무언가 그가 깊어가는 내 갈증을 해소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느린 움직임으로 나를 애태우던 그가 내 다리를 내려 놓고 내 몸 위로 올라왔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다시 원했다. 나도 그를 원했다. 그가 내 겨드랑이에 두 손을 밀어 넣어 어깨를 잡아왔다. 그리고



“아!”



살을 베어내는 아픔이 밑에서부터 정수리까지 나를 관통해 들어왔다. 순간 그의 몸이 움직임을 멈췄다. 나도 아무런 움직임을 할 수 없었다. 그 짧은 고통의 순간에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그 순간이 시간을 따라 지나가며 고통도 점차 시들어 갔다. 그가 아주 천천히 그의 남성을 빼내었다.



나도 모르는 눈물이 귓가를 타고 흘렀다. 그가 입술로 내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내 귀에 속삭였다.



“사랑해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그도 얼굴을 들고 나를 마주했다. 그의 눈 속에 내가 가득했다. 아마도 내 눈 속에도 그가 가득히 들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스스로 그에게 입술을 부딪혀 갔다. 그리고 말했다.



“계속…… 사랑……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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